일상 2017년 11월 22일 수영일기 _ 하나씩 2017/11/27 10:00 by 띠띠

뒤늦게 쓰는 11월 22일자 수영일기. 


수영은 왜 즐거울까? 나는 물 속에 들어가 팔, 다리를 휘저을 때 앞으로 쭉쭉 나아가는 느낌을 사랑한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물 속을 마음껏 헤엄치다보면, 물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고요함 속에서 내가 지닌 에너지를 몸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다는 느낌을 온 몸으로 느낀다고나 할까?


그러나 유난히 수영이 잘 안되는 날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제자리에 계속 멤도는 느낌이 든다. 나아가지 않는 만큼 숨은 더욱 가빠진다. 그럴 땐, 수영은 마치 재미없는, 밀린 숙제처럼 느껴진다. 하기는 싫은데, 할당량은 채워야하는. 11월 22일도 그 날이었다. 물 속에 파리가 빠진 듯, 수영장 한 가운데서 허우적댔다. 오기가 생겨 더욱 열심히 휘저었지만, 이상하게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모든 행위를 동시에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크롤(자유형 팔 동작)과 물장구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오랜 휴식으로 크롤과 물장구의 숙련도가 떨어져, 두 행위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머릿속으로는 이렇게 팔을 젓고 발을 구르면 앞으로 나아갈거라 기억했지만, 몸은 그것에 부응하지 못한 셈이다.


그럴 때는 숨을 고르고, 하나씩 해야 한다. 부끄럽더라도 초보자 레인으로 들어가, 크롤과 물장구를 다시 연습해야 한다. 머리가 아니라 몸이 다시 기억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 이때 욕심을 부려, 크롤과 물장구를 동시에 숙련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경험상, 모든 행위를 동시에 하려고 하면 결과적으로 더 오래걸렸다. 열심히 팔과 다리를 저어도, 내가 잘했는지 잘하지 못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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