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포트폴리오] 내가 저널리즘을 하는 이유 2017/10/27 18:40 by 띠띠

저널리즘 | 미디어 | 뉴스

독후감 | 르포 | 소설


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협업 작품을 언급해야 하는 때에는 링크를 따로 올리지 않고 별표(**) 두 개를 표시했습니다. 별표 표시가 되어 있는 작품은 협업 포트폴리오 URL 사이트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1.저널리즘, 꼭 필요할까?


지난 9월까지, 저는 저널리즘에 회의적이었습니다. “뉴스는 정말 세상일까?”는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라는 책을 읽고 1년 전 쓴 독후감으로, “뉴스를 적극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사회가 건강해지고, 사회에 속한 우리 또한 건강해집니다.”라는 저자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독후감] 뉴스는 정말 세상일까? (2016/09/19)

http://quartz19.egloos.com/6123734




2.기자가 되고 싶다


처음부터 뉴스와 저널리즘에 대해서 회의하지는 않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서 알고 통찰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전역 전 탄약고에서 근무를 서면서 한 생각입니다. 그때, 저는 뉴스가 세상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서 더욱 잘 알고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며, 결과적으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14년 2월 웹진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바람"(baram.news)에 들어가 1년 반 동안 기사, 칼럼을 작성하고 팟캐스트를 제작했습니다. 협동조합 인터뷰와 철거 진행 중인 판자촌 심층 취재하는 등 저널리즘은 즐거웠습니다.


[르포] 구룡마을 르포 #1.어두운 그늘이 머물 자리는 없다 (2015/02/18)

http://baram.news/220276683160?Redirect=Log&from=postView


또한, 친구와 함께 팀을 꾸려, 정부가 지하철 성범죄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않다는 탐사보도**를 하기도 했지요. 이때까지만 해도 제 역량 부족으로 기자라는 꿈에 대해서 고민한 적은 있지만, 뉴스와 저널리즘의 가치를 의심한 적은 없었습니다.




3.나는 왜 기자가 되고 싶은가?


뉴스, 저널리즘과 멀어지게 된 계기는 역설적이게도 더 나은 뉴스를 만들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2016년 3월 저는 양질의 뉴스 콘텐츠를 만들고자, “삶을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학교" 오픈유니브에 들어갔습니다. 11주 동안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수학하면서, 저는 지하철 성범죄를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을 비롯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강제와 제약도 없는 그곳에서, 저는 다음과 같은 질문도 마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는 왜 기자가 되고 싶은가? 나에게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저의 변심과 방황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탄약고에서 혼자 품은 언론에 대한 기대는 2014년과 2015년이 지나면서 어느새 실망감과 회의감으로 바뀌었습니다. 공적 이익이 아닌 사적 이익을 위해 의제를 설정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수많은 언론과 그 언론들을 배양한 언론 생태계를 보며(물론 그렇지 않은 사례도 분명 있습니다.), 저는 뉴스와 저널리즘의 가치를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무렵 저는 뉴스 콘텐츠 외 다른 콘텐츠 제작에도 충분히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여름맞이 납량특집 (인터랙티브)콘텐츠**도 만들고, 단편소설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뉴스 콘텐츠가 아니었는데도 제작은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제 콘텐츠를 향유하는 사람들을 통해 뉴스 콘텐츠로는 얻지 못한 보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뉴스와 언론의 가치를 확신할 수 없고 비 저널리즘 콘텐츠 제작이 즐거운 상황, 결국 저는 반드시 저널리즘에 복무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자신을 “기자"가 아닌 “콘텐츠 제작자"로 규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뉴스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던진 글, “뉴스는 정말 세상일까?”도 이때 작성했습니다.


[단편소설] 카메라 (2016/08/22)

http://quartz19.egloos.com/6119554




4.여전히 미련이 남는다


더는 ‘기자'를 꿈꾸지 않았기에, 저는 뉴스 콘텐츠에 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더 좋은 저널리즘인지 고민하지도 않았고요. 저널리즘이 빠진 자리는 동화, 게임 등 비 저널리즘 콘텐츠가 채웠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을 배우고 동화를 창작하는 일.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면서 내가 담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더는 기자가 아닌 콘텐츠 제작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동화 시놉시스] 파워쾌변맨과 변비대마왕 (2017/02/16)

http://quartz19.egloos.com/6214519


그런데도 저는 저널리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당시 제가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의 요건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덜 자극적이고 덜 매력적이더라도) 사용자의 삶에 실질적 도움을 줄 것" 그리고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적 효용을 실질적으로 증진할 것"이었습니다. 이는 제가 콘텐츠의 가치를 고려할 때 ‘재미'보다 ‘정보'를 더욱 중시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는 자신을 콘텐츠 제작자로 규정한 이후에도, 촛불 집회 속 여성 혐오를 다룬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양질의 정보를 담은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좋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적합한 형식은 결국 “뉴스"였습니다.


그러나 국내 신문사와 방송사에 대한 회의감은 저로 하여금 공채를 준비하지 않고 한없이 주저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주변 친구들이 논술, 작문, 상식 스터디를 하던 중에도 저는 마음을 확고히 잡지 못하고 방황했죠. 대신 미디어는 도대체 무엇일까, 어쩌면 라멘도 미디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몽상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독후감] 라멘은 메시지다. Ramen is a Message. (2017/04/27)

http://quartz19.egloos.com/6142191




5.저널리즘, 더는 주저할 이유가 없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모습으로 사회에 나왔습니다. 양질의 뉴스를 만들고 싶지만, 정작 언론사 입사는 준비하지 않은 채로 말입니다.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기에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쓰던 중 직접 콘텐츠 제작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당신이 대학에 가지 않는다면?”**이라는, 대학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콘텐츠를 기획, 제작했습니다. 콘텐츠는 대학 진학을 앞둔 청소년들이 대학 외 다른 대안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했는데, 청소년들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부분을 해소했기 때문인지 발행 후 많은 분이 SNS와 이메일을 통해 좋게 반응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 저는 다음 세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1)저널리즘은 (정보가 닿지 않는 곳에 정보를 제공하는) 가치 창출 행위이다.

2)저널리즘은 레거시 미디어가 아니어도 할 수 있다.

3)저널리즘 - 양질의 정보를 전달해서 가치를 창출하는 일 - 을 할 때 나는 쾌감을 느낀다.


저널리즘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얼마든지 할 수 있으며, 저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더는 주저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역량 부족으로 더 나은 뉴스를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고민합니다. 그러나 탄약고에서 생각한 저널리즘이라는 막연한 꿈이 "당신이 대학에 가지 않는다면?"으로 현실이 되는 전 과정을 거친 지금, 조금은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저는 저널리즘이 좋다는 사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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