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독후감] 미래에서 왔습니다. 지역공동체 미디어 2017/05/11 00:39 by 띠띠

문득 다가왔다. 책 하나를 학교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만났다. <지역공동체 미디어>라는 이름의 책이었다. 평소 공동체, 미디어에 관심을 갖고 관련 정보를 꾸준히 습득하거나 글을 쓰곤 했다. 그러나 '지역'은 내가 관심 갖지 않는 분야였다. 그런데도 책은 단숨에 나를 끌어당겼다. 그만큼 지역, 공동체, 미디어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해서, 책 내용을 요약하지 않고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부분, 연결고리가 부족하여 채워넣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지금도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지역, 공동체, 미디어 중 하나라도 관심있다면 한번 살펴보길 권한다. 




1.


동네, 지역공동체의 부흥과 그 원인

"이른바 ‘동네’라고 표현되는 지역공동체는 확산 일로를 걷던 도시에서 시민의 행복을 되찾아줄 수 있는 새로운 화두로 평가받고 있다.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메트로폴리스들이 허다한 이 시점에 마을 혹은 동네 수준의 지역공동체가 왜 관심의 대상으로 부상했을까?

전 지구적으로 더 이상 큰 폭의 경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폐해가 곳곳에서 노출되면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조건에 다시금 관심이 모이고 있다. 21세기 초기술 시대를 살아가는 이때에 사회적 경제를 비롯해 협동의 경제학이 인기를 끌고, 마을과 동네라는 단어가 인구에 회자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14)


공동체와 공동체 미디어의 관계

"사람은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그 사회적 관계의 기초 단위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다. 사회적 기초 관계로서의 공동체가 건강할 때 개인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도 증가할 수 있다. 공동체는 ‘공통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그 이야기는 공동체의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내면화된다. 따라서 공동체의 이야기가 공동체의 미디어를 통해 활발하게 전파되고 재생산될 때 그 공동체는 건강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15)


"지역공동체의 미디어는 이 운동(마을 만들기 사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다. 중앙 집권적인 미디어 시스템은 물론,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는 매스미디어의 공세 속에서 지역공동체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작업은 공동체의 자기 미디어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16)


"지역공동체에게 미디어는 수단이지 조건은 아니었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없을 때도 지역공동체는 자기 이야기를 세상에 전달할 수단을 주어진 환경 속에서 찾아냈다. 문제는 미디어 한두 개를 보유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지역공동체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어떤 수준인가였다.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를 들여다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18)




2.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의 중요성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에서 느꼈던 기대와 한계에 대한 경험은 미디어의 형식 그 자체보다 공동체 안에서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통찰을 안겨주었다. 이와 관련해 연세대학교의 김용찬 교수는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 이론’을 정립했다. 공동체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에 따라 공동체의 스토리텔링이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지역 주민들이 장소를 기반으로 의미 있는 공동체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이를 가능케 해 주는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22)


가정

(1) 21세기 도시 환경에서도 ‘지역’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는 여전히 우리 삶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 지역 커뮤니티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형의 인프라가 필요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커뮤니케이션 인프라가 필수다.

(3) 커뮤니티의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상태를 파악하고 그것을 강화하면 21세기 도시 환경 내에서도 지역을 매개로 한 도시 내 커뮤니티 형성이 충분히 가능하다.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의 구성

(1) ‘커뮤니티 스토리텔링 네트워크’. 

커뮤니티 스토리텔러들이 연결된 상태. 커뮤니티 스토리텔러란 쉽게 말해 ‘동네 이야기를 하는 사람’. 연결 정도가 긴밀하고 유기적일 때 우리는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가 튼튼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2) ‘커뮤니케이션 행위 맥락’

커뮤니티 스토리텔러와 그들의 네트워크는 진공 상태가 아닌 구체적인 환경 속에 존재한다. 이들 환경이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가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촉진되기도 하고 위축되기도 한다. 

eg. 지역 외관, 안전도, 동네 평판, 사회적 자본, 지역 역사, 교통, 학교, 육아 시설, 기술적 인프라 등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의 문화적 특성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 이론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가 어떤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공동체성이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하부구조는 도로나 아파트처럼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처럼 테크놀로지가 발달한다고 저절로 생기는 것도 아니다. 사실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는 다분히 문화적인 결과물이다."(26)


지역공동체 미디어의 지향점

"지역공동체의 미디어는 공동체를 압도하는 매스미디어처럼 수직적인 구조를 추구해서는 곤란하다. 지역공동체 자체가 대안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고, 지역공동체의 미디어도 대안 미디어라는 맥락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주체가 되고 그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스토리텔러들이 개방적이면서도 수평적으로 연결되는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속에서 통합을 이루고 집단지성을 완성시켜 나가는 것이 지역공동체 미디어가 추구해야 할 방향일 것이다."(28)




3.


지역공동체의 미디어의 자격. “공동체의 구성원이 주인이어야 한다.”

"지역공동체의 미디어는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 안에 존재하는 미디어를 가리키지 않는다. 미디어는 존재하는 공간 뿐만 아니라 그 주인이 누구인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의 지역공동체 미디어가 되기 위해서는 거기에 담기는 메시지가 바로 지역공동체의 목소리여야 한다. 단순 수신자가 아니라 발신자로서 지역공동체가 미디어의 주인 노릇을 할 때 명실상부한 지역공동체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30)


공동체 구성원이 주인이 되지 못한 지역공동체 미디어의 역사

"지역공동체는 오랜 시간을 거치며 형성돼 온 역사적인 산물이긴 하다. 하지만 과거 공동체의 주인공은 대개 해당 지역에 근거지를 둔 군벌이나 호족, 아니면 토호 세력들이었다. 오래전부터 공동체를 묶어 주는 미디어가 없지는 않았지만 구성원 간의 소통을 촉진하기보다는 다분히 통치와 지배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다. 수직적인 지배 구조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은 역사적으로나 현실에서나 ‘주체’가 되기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었다."(30)


자본주의 모순을 해결 주체로서 대안 미디어의 등장

"68혁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른바 좌파 지식인들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혁신하는 동력이 정치적인 혁명이나 경제 구조를 전복시키는 데서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대신 그들은 사회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문화를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대안 미디어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이었다."(32)


지역공동체 미디어의 촉발 요인1. “지역공동체의 정치적 구심점이 강하다.”

"현시점의 우리나라 지역공동체 미디어의 수준이 높지 않은 이유는 이처럼 지역공동체의 정치적인 구심점이 미약한 데 큰 원인이 있다. 자기 목소리를 내려는 독립적인 구심점이 미약한 만큼 바깥세상과 소통하려는 욕구 또한 강하지 않은 것이다."(35)


지역공동체 미디어의 촉발 요인2. “자기 목소리에 대한 집념, 다른 세상과 소통하려는 욕구가 존재한다.”

"지역공동체의 미디어는 어떤 의미에서는 원인이라기 보다는 ‘결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자기 목소리에 대한 집념과 다른 세상과 소통하려는 욕구가 결국 자기 미디어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35)


미디어센터와 시대 흐름에 따른 변화

"콘텐츠 품질 저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시청자를 대상으로 영상 콘텐츠의 생산과 제작 그리고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미디어 센터’ 제도가 만들어져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역의 시청자들에게 교육 장소와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영상 제작 및 편집 관련 장비와 설비도 서비스된다."(68)


"고성능 스마트폰을 비롯해 미디어 관련 기기와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미디어 센터의 역할과 기능 또한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촬영과 편집에 필요한 장비 자체가 몰라보게 대중화되며 영상 창작의 저변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디어 센터는 어떤 역할을 할지, 어떤 주제와 프로그램으로 지원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진행되어야 한다."(71)




4.


소셜 미디어의 등장과 영향

"스마트폰으로 비롯된 커뮤니케이션 지각변동 중에서도 눈길을 끌었던 변화는 바로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가 매우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또 활동하게 됐다는 것이다."(77)

"스마트폰이라는 신선한 기계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최첨단 소통 서비스로 만나는 같은 지역 사람들은 아무래도 다른 느낌이었다. 새로운 사람과 분위기는 그들 모두를 고양시켰고, 창의적 협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소셜 미디어 기반의 지역별 모임이 확대돼 세미나를 연 곳도 있고, 새로운 축제를 만든 곳도 있으며, 새로운 미디어로 발전한 곳도 있다."(78)


"소셜미디어의 위력을 실감한 기성 미디어는 2010년대 중반부터 기존 태도를 바꿔 소셜 미디어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소셜 미디어 전담팀을 만들고, 카드뉴스 같은 소셜 미디어 전용 콘텐츠를 생산했다. 방송 미디어들도 경쟁적으로 팟캐스트에 진출했다."(79)


발전된 지역공동체 미디어의 필요조건과 전망

"지역에서 하나로 통폐합된 미디어는 지역공동체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보다는 중앙 권력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나팔수 역할을 했다. 그러나 민주화와 함께 시민사회가 성장하면서 지역 미디어도 함께 성장했다. 지역공동체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다양한 지역 미디어로 탄생한 것이다."(86)


"지역공동체 미디어를 생각할 때 네트워크 모델을 떠올릴 필요가 여기에 있다. 이 모델은 지역공동체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목소리(스토리텔러)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 목소리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스토리텔링 네트워크)될 때 공동체 구성원들의 참여도는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이 모델에서 지역공동체 미디어의 역할은 다양한 스토리텔러들의 목소리를 유기적으로 또 의미 있게 연결하는 데 있다."(87)


"마을과 동네 규모의 지역공동체가 백만 이상의 메트로폴리스들이 즐비한 1세기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의 단위가 바로 지역공동체라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공동체 미디어는 공동체성을 강화하고 확장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조건이다."(88)




찾아보니 현재 대한민국에도 지역공동체 미디어의 부흥을 위해 힘쓰는 사람이 많다. ACT! 집필진부터 시작해서 미디액트 사람들까지. 물론 아직 시청자미디어재단과 센터가 제 기능을 하고 있진 못하지만 미디어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힘쓰는 사람들이 있는 한, 더 나은 지역공동체 미디어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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